월인3
月 人 3
- 여강 최재효
서천西天에 고운 노을 사라지자
동녘에 화월花月 살며시 오르니
먼 데 고운님 생각
휘파람 불며 동산에 올라보네
서글퍼라, 쏜살 보다 빠른 세월이여
산천은 의구依舊한데
사람들 바람처럼 종적 없이 사라지고
추억만 무겁게 남았어라
머리 먹물처럼 검었을 때
해와 달을 밧줄로 꽁꽁 묶어
중천中天에 잡아 매놓고
밤낮 없이 동분서주 말 달리곤 했었지
잔 잡고 묻노니
동천冬天에 맑은 달이여
그동안 이 몸의 추함만 보았을 터
아름다운 일 단 한번이라도 있었던가
광풍狂風에 춘화春花 날리고
봄밤 허몽虛夢 깨니 어느덧 반백半白이라
흥이 다하니 번민煩悶 시작되었는데
파몽破夢 속에서 잔몽殘夢을 꾸려하네
- 창작일 : 2013.01.25.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