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동2
忍 冬 2
- 여강 최재효
나그네 동창東窓에 한월寒月 오르면
수마睡魔는 천리 밖으로 달아나고
살며시 눈감으면
지난 도화경桃花境 홀연히 펼쳐지네
경물景物에 정감 느끼지 못한다면
어찌 살아있다 말하리
동장군 두려워 문 닫고 있으니
쓸쓸하여라, 독거獨居에 찬 기운 가득하다
눈썹에 이슬 맺히면 조각달 보이고
두 뺨에 홍조 띄면 둥근달 나오는데
지극한 즐거움 언제 찾아오려나
온갖 사념邪念에 격정激情이 이네
가벼운 발자국 뒤돌아보면 우울한데
갈림길에서 부단히 주저躊躇하다가
또 얼마간 세월이 무정하게 흐를까
여생餘生의 수묵화는 어디에 그려야 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