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중2
月 中 2
- 여강 최재효
월객月客 대취하여 서천西天을 방황하자
하늘 섬궁蟾宮 선녀들 놀라 하강下降했는데
금빛 천의무봉天衣無縫 향기롭고
단순호치丹脣皓齒 사내들 애간장 녹이네
새로이 주안상 차려 진미珍味 올리니
항아姮娥는 웃으며 불사주不死酒 내밀고
서왕모西王母 살며시 불로약不老藥 꺼내는데
약주藥酒 한 잔에 일만 년 산다고 하네
이적선李謫仙이 소사蕭史와 강림하여 인사하니
여선女仙들 환호하며 반라半裸로 춤추고
남선男仙들 곁눈질 하느라 정신 놓는데
소사의 피리 소리 하늘 높이 퍼져 나가네
꿈결에 천둥소리 들려 눈을 비비니
은월銀月은 서산 봉우리에 앉아 졸고
멀리서 개 짖는 소리 아련하게 들려오는데
술병 엎어져 주안상 흥건하게 젖어있네
[주] 이적선 - 이태백 / 소사 - 중국 고대 진(秦) 나라 사람으로
퉁소를 잘 불었다 / 항아, 서왕모 - 여자 신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