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 語
- 여강 최재효
겨울비 조용히 새벽을 적시네
창가에 기대어 보내는 시간 길어지는데
헛되이 보내는 지천명 심중心中
미친 듯 노래한들 뉘 알아주리
몽중夢中에 집 한 채 있어도
안개 자욱하여 돌아가지 못하네
어쩌다 스치는 옷깃 풍물風物 알지 못하니
더해가는 수심이 사람을 늙게 하네
이 마음 천리 설원雪原에 서있는
송백松柏을 흠모했을 뿐이라
등 돌린 비정非情 곧 황천에 들어
천만년 지나도록 깨어나지 못하리
진실로 반석 같은 믿음 없었으니
가벼운 상사相思허망하여라
사람 한 평생 풍우風雨 속 티끌이라
남겨진 이 몸 무엇을 말할 수 있을까
- 창작일 : 2012.12.14. 00:50
[주] 不語(아니 불, 말할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