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는 연습
죽는 연습
- 여강 최재효
거리에 나목裸木이 보이고
눈보라가 치면서 부터
예정된 변화가 감지되었는데
애착愛着이 솔솔 피어오르는 것이다
많지 않은 나이에 비해
수술대手術臺에 너무 자주 오른 탓일까
사망의 음습한 골짜기를 엿보면서
평화로운 일상日常은 왜곡되었다
하루가 단조롭게 마무리되면
나는 죽은 거나 마찬가지다
살을 째는 메스의 짜릿한 촉감
고통은 곧 생명의 존재감일지니
유년 시절부터 귀에 못이 박힌 이야기
'굵고 짧게 살아야 한다'
그래서 나는 호되게 죽고 싶은 것이다
죽지 않으면 살 수 없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