知 命
- 여강 최재효
반백년이 지났건만
하늘의 속뜻을 몰라 거리를 방황하네
공구孔丘의 혀가 비루한 이 몸에게
비수匕首가 될 줄 어찌 알았을까
불새는 새장에 갇혀 있어도
항시 창공蒼空을 바라보고
호마胡馬는 고삐에 묶여 있어도
밤낮 초원의 북풍을 그리워하나니
누가 나에게 좋은 이름을 주었나
호사유피虎死留皮를 비웃던 때가 있었지
자주 뒤안길을 돌아보면서
차마 하늘을 올려다 볼 수 없게 되었네
오석烏石에 새겨진 화려한 이름
언젠가 길가에 돌무더기로 나뒹굴 테지
금래今來의 무운無運
신승주神勝洲에 가면 유운有運하려나
- 창작일 : 2012.11.18. 23:00
[주] 1. 공구 - 공자의 본명, 공구는 50세에 지천명知天命
(하늘의 뜻)을 알았다고 하였다. 2. 신승주 - 수미산
동쪽 아래에 있는 세계. 우리 인간은 수미산 남쪽 아래
염부주閻浮洲에 살고 있음[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