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산도 아가씨
흑산도 아가씨
- 여강 최재효
그녀는 십팔세 처녀였다
주민등록증이 고희가 넘었다고
강변强辯하는 그녀는
여전히 뭍을 동경하는 18세 섬처녀 였다
얼굴 하얀 육지 사내
먼 하늘 바라보다 검게 탄 섬 아가씨
둘다 족히 세상을 살만큼 살았고
함께 이미자를 따라 목청을 높였다
얼마나 많은 인연을 떠나보내고
뒤돌아 서서 눈물을 흘렸을까
아가씨는 담배를 물고
습관처럼 들어오는 배를 바라본다
타관의 낯선 사내가 흥얼거리자
칠순의 아가씨는 슬며시
거울을 들여다 본다
흑산도 아가씨는 멈춘 십팔세 였다
- 창작일 : 2012.10.4. 12:00
흑산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