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정6
無情6
- 서라벌 瞻星臺에서 -
- 여강 최재효
철마鐵馬로 천릿길 한걸음에 달렸더니
은월銀月이 몰래 따라와 아는 체 하네
풀벌레 소리 사방에서 들려오고
가을바람 살며시 빈객賓客을 맞네
지난 천년 변함없이 제자리에 서서
폭우에 젖고 설한풍에 시달려도
이리 무뚝뚝하게 강변强辯하건만
나는 반백년 동안 무엇에 쫓겨 다녔는가
달빛에 젖어 누워 지난일 생각하면
생애生涯에 십일十日 춘몽春夢도 있고
한시절 백일몽白日夢도 있었지만
한낱 눈 위에 찍힌 발자국 같은 것을
천년 풍상風霜에 거칠어진 석대石臺
병마病魔를 고우故友로 둔 영혼
서로 마주 보고 한바탕 웃고 있는데
명월이 박장대소하면서 비틀거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