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물外物
- 도봉산 선인,만장,자운봉을 보며 -
- 여강 최재효
일찍이 세분 성인聖人이 계셨었지
천수天壽를 다하고도 후손들이 걱정되어
먼 길 떠나지 못하고
비바람 찬서리에 굽히지 않으며
하얀 바위 몸으로 수호신이 되었다네
황금에 눈이 멀고
애증愛憎에 포로가 된, 먼 후손 하나가
뒤늦게 세 님의 눈에 들고 싶어
춘하추동 분간하지 못하고
무거운 등짐 감내하고 찾아뵙곤 하지
신은 태초에 사람에게
눈코귀입을 하나씩 만들어 주었는데
사람들 성화에 할 수 없이
구멍 세 개를 더 만들어 주었다네
내가 나를 병들게 하거나
우리가 서로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 거 모두가
헛되이 많은 문門을 만들었기 때문인데
오관五官을 모두 닫게 되면 누구나
저 세분처럼 반열에 오를 수 있을 테지
- 창작일 : 2012.3.11. 15:00
[주] 오관(五官) - 눈,귀,코,혀,피부. 우리 몸에서 감각을
일으키는 다섯 개의 기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