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작공간/자작시 감상실 1 겨울강 여강 최재효 2012. 2. 1. 00:30 겨울강 - 여강 최재효 산야山野로 방황하는 세월의 강 앞에서 마음 둘 곳 없는 한 사내 땅 속에 깊이 뿌리 내리고 장승처럼 서서 길게 휘파람 부네 아주 먼 이전부터 그의 모든 것은 온전히 그의 것이 아니었네 이목耳目은 천지신명에 귀속되고 골육骨肉은 삼세三世에 소속되었지 다만 그가 잠시 지니고 있는 것은 번개보다 빠른 한줌 시간 그 시간도 스스로가 관객인 막간幕間의 단역 배우로 끝날 때 까지 한바탕 꿈인 줄 몰랐다네 오후의 차가운 빛깔 틈 하얀 미로를 만들어 놓고 방랑하는 좁은 시간의 강가 꿈에서 깬 은빛 머리 소년이 노래하네 소년의 허망한 곡조에 맞춰 얼음강은 쩡쩡 속울음으로 화답하는데 송곳같은 삭풍은 갈대 끝에서 울고 초승달은 눈 속에서 차갑네 - 창작일 : 2012.1.29. 17:40 양평 두물머리에서 저작자표시 비영리 변경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