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爲
- 여강 최재효
상월上月이 어느덧
하월下月로 접어들고
내일이면 그믐달이 되어
막무가내로 눈물을 달라하겠네
제행무상諸行無常이거늘
누가 독존獨尊이 가능할까
어제 소년이 무참히 지천명이 된
신神의 교묘한 술수를 인정할 수 없네
배고프면 밥 먹고
고적孤寂하면 곁에 꽃 한 송이 두고
미주美酒로 세월 낚으려 했거늘
고우故友들 신의 계책에 빠져
하나 둘 유명幽冥으로 향하네
요즘은 하는 일 없이
허망에 사로잡혀
고운 임 옆에 있어도 노래하지 못하네
저 달님은 이 마음 아는지
눈을 맞추려하지 않네
- 창작일 : 2011.12.3. 23:30
[주]無 - 없을 무, 爲 - 할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