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
- 여강 최재효
봄부터 가을까지
아버지 어머니는 하루 온종일 엎드려
잡초 뽑아내느라 세월을 잊으셨지
덕분에 제법 튼튼한 나무로 자라던
어떤 우직한 무명無名은
부모님 뼛골을 망각한 채
하세월 바람으로 살았다네
원통하여라
지천명知天命 뒤안길에
초라한 나무 한 그루
남귤북지南橘北枳가 바로 이 몸이었네
지금도 초분草墳 속 아버지가
꿈속에서 그리고 있을 그 나무는
엊그제 고개 넘다 넘어져 넋이 빠진
바로 이 불초不肖
- 창작일 : 2011.11.25. 01:00
[주]남귤북지 - 남쪽의 귤을 북쪽에 심으면
탱자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