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
- 여강 최재효
절(寺)이나 절(拜)이나 일념으로
오로지 하나의 길로 나야하는 법
발품을 수천 번 팔아도 마음이 떠나면
무슨 소용이 있으리
안개 짙은 산속에서 절을 찾아 헤매다
나를 잃기도 하고
적절한 때를 놓쳐
세상의 지탄指彈을 맞기도 하였다
중이 싫으면 절이 떠나면 되고
절이 싫으면 굽히지 않으면 되겠지
너에게 닿은 인연
새벽별에 이어진 복선伏線
바람조차 빠져나갈 수 없는
인드라(Indra) 망網 안에서 무엇이 편할까
중과 내가 흔적을 지운다고
세상에서 영원히 무적無籍으로
남을 수 있다면 처음부터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았으리
이제 겨우 반쯤 왔는데 무릎이 아프다
- 창작일 : 2011.8.28. 14:00
북한산 국녕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