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 여강 최재효
지옥에서 바위 눌림 천년
하늘에서 꿈결로 천년
내 동공瞳孔 속에서 아쉬운 찰라
그리고 만억겁 불멸의 길고 긴 방황
첫날 밤 환희의 눈물이기도 하고
어머니 한 세월 정한情恨이기도 하고
이승 떠나는 이의 회한이기도 하며
자궁 속 양수이기도 한
북두칠성에서 한 방울
마두성운馬頭星雲에서 한 방울
마젤란은하에서 한 방울
달과 해에서 또 한 방울
팔방천八方天에서 모여든 파괴의 생명수
사슴이 마시는 옹달샘이며
저주의 똥물이며
독사의 혀에 맺힌 사신死神이기도 하며
청상靑孀의 피눈물이기도 하다가
한밤중 고뇌의 술잔에 떨어지기도 하는
- 창작일 : 2010.8.25. 01:00
[주] 1. 마두성운 - 오리온성좌에 있는 말머리 모양의 성운
지구로부터 1,500만 光年 떨어짐
2. 팔방천 - 사방과 사유(四維)의 여덟 방위를 지키는 하늘.
동방의 제석천, 남방의 염마천, 서방의 水天, 북방의
비사문천, 동남방의 火天, 서남방의 나찰천, 서북방의
風天, 동북방의 이사나천[佛]
3. 청상 - 일찍 남편을 여윈 홀어미(孀-홀어미 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