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희春姬
춘희春姬
- 여강 최재효
푸른 새벽 창문을 살며시 열면
길 건너 붉은 동방洞房들
샛별처럼 반짝거리네
설풍은 꼬리를 내리고
해풍海風에 묻어 온 비릿함에
어째서 밤잠 이루지 못할까
길 하나 사이에 두고
타인의 창을 바라보는 비련은
어느 임의 눈물인지
지극한 복락福樂은
천지가 하나 됨이라 하였거늘
한쪽이 텅 빈 금침衾枕 위에
별빛만 가득하여라
다행히 푸른 눈썹이 있어
달 뜨는 봄밤이 오면
두 뺨에 맑은 이슬 알알이 맺히도록
밤새 술래잡기 하겠지
- 창작일 : 2010.2.8. 03:00
[주] 동방(洞房) - 화촉동방(華燭洞房)의 준말로
신혼 부부가 첫밤을 지내는 방 또는 보통의
침방(寢房)을 말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