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강 최재효 2008. 2. 25. 00:45

 

 

 

 歎月


                                      - 여강 최재효



임께서 억만년을 두고 이 땅을 돌고

또 돌아야 하는 사연과

어리석은 소년이 한번 준 정 때문에

때때로 눈물을 삼켜야 하는 불분명한 이유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요


오늘도 임께서는 환하게 웃으시며

세상만사를 잊으려 하십니다

아무리 생각하고

또 생각해 보아도 알 수가 없습니다

당신께서 곁에 만년 바위처럼 든든한데

어째서 억장이 무너지는지


겨울이 저 멀리 지나고

봄이 오는 것과 같이

무쇠 같은 임의 얼굴이 차츰 기울기 시작하면서

소년의 먼 훗날이 쉽지 않을 거라고

상상하여 봅니다


임께서는 검푸른 허공에서 홀로

생사의 걸음을 그렸다 지우기를 반복하면서

회초리를 드십니다

생명이 다 타들어간 초처럼 얼마 남지 않은 사람이

내일 아침 해를 갈구하듯이

소년도 때가 되면 뒤늦게 후회하면서

당신이 보고 싶어 눈에서 진물이 날 테지요


- 창작일 : 2008. 02. 25. 0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