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이야기
겨울 이야기
- 여강 최재효
흘레의 계절이 왔다
결실은 봄에 화사하게 잔치를 치룰 것이다
음양은 강렬한 눈 맞춤을 시작하였다
이미 雌雄의 오묘한 이치를 잊거나
태양과 달의 거대한 수레바퀴를
홀몸으로 거부하려는 어설픈 몸짓은
절대로 용서되지도
또한 인정의 대상도 되지 못한다
어떤 바보가
낙엽 진 가을을 결실의 때라고 했는가
엄동의 위협을 무릅쓰고 나는
내 뼈에 새겨진 채 누 천년을 내려 온
원초적 본능을 해독하려 밤잠을 잊었다
예상대로 뼈에는 거대한 음모가 숨어 있었고
나는 희열로 눈물을 뿌렸다
친구들이 단잠을 자는 동안
고지를 점령하기 위하여 이를 악문다
내일은 총알보다 빠르게 지나갈 것이다
거울을 두들겨 부수리라
그리고 세렝게티의 하이에나가 되리라
벚꽃 잎이 花雨가 되는 날
비를 맞으며 지난 겨울을 추억하리라
2007. 12. 8. 0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