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작공간/자작시 감상실 2
돌이 되다
여강 최재효
2007. 3. 5. 23:10
돌이 되다
- 여강 최재효
중간 쯤 궤도를 달려 온 심장이
이제 막 가속도가 붙은 발이
어떤 물고기도 잡을 만큼 촘촘해진 손이
천길 땅속을 꿰뚫어 볼 수 있을 눈이
大洋을 순식간에 삼킬 것 같은 입이
......
서서히 응고되고 있다
닿고자 하는 종착역이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은데
숨 가쁘게 달리던,
아직은 이끼가 살아있고
피가 완전히 식지 않은 여린 몸이
갑자기 식어 바위가 되었다
꿀단지를 핥고
하늘을 날며
술잔에 빠져 손바닥으로 세상을 가리던
봄 같던 세월이 毒蛇로 변했다
어디를 가나
자신도 모르게 돌이 되어가는
무수한 몸들이 지겹도록 발에 차인다
큰 시간이 어린 시간들을 죽이고 있었다
2007. 3. 5. 22:05